
대한민국 부산. 최고급 호텔 스윗트 룸, 화장대 위에 핑크 스타 다이아몬드 반지가 놓여 있었다. 그때, 난데없이 솜털 한 가닥처럼 폭신한 하얀 물체가 두둥실 떠 들어왔다. 화장대 거울 바로 앞에서 사뿐히 내려앉으려는 듯 보였으나, 어쩌면 화장대 표면이 그저 너무 미끄러웠던 탓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미끄러져, 딸그락— 하고 반지 위로 떨어졌다. 반짝이던 핑크빛 돌은 순식간에 하얀 솜털 아래 묻혀버렸다.
그녀는 그날 밤, 늘 그렇듯 거울 앞을 대충 훑어보고, 사용한 화장솜들을 한데 모아 쓰레기 봉투에 털어 넣었다. 핑크 스타 반지가 그 속에 있다는 건 꿈에도 몰랐다. 다음날 봉투를 묶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빗속을 가로질러 쓰레기장에 버리고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반지가 없다는 걸 알았을 때 그녀는 화장대 밑을 뒤지고, 서랍을 다 쏟아보고, 세탁기 필터까지 열었다. 없었다.
그때 문득, 어젯밤의 빗소리와 봉투를 묶던 손의 감촉이 떠올랐다.
그녀는 우산을 들고 다시 그 쓰레기장으로 달려갔다. 비는 그쳤지만 봉투들은 이미 젖어 흐물흐물했다. 손으로 하나하나 봉투를 뜯었다. 화장솜, 영수증, 머리카락… 그리고 마침내, 눅눅하게 뭉친 하얀 솜털 속에서 희미한 핑크빛이 반짝였다.
반지는 거기 있었다. 쓰레기 봉투 안에서, 찾아오길 기다리듯.
그녀는 그걸 집어 들고 웃었다. 어쩌면 소중한 것들은 우리가 버리려는 순간에도, 조용히 우리를 따라오는지도 모른다. 단지 하얀 솜털처럼 눈에 띄지 않을 뿐.
(무슨 최고급 호텔에 투숙한 사람이 그런일을 하느냐고?)
만약 이야기가 여기서 이렇게 끝난다면,
너무 밋밋하고, 흥미 없는 전개가 되고 말 것이다.
대신, 주인 에게로 돌아가지 못한 반지는 악취 풍기고 때 묻은 쓰레기통 속에서 버려진 생일 케이크 한 조각과 마주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이야기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다. The story will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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